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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 AI 시대에 창의성의 의미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 AI 시대에 창의성의 의미

1. 창의성의 본질: 연결, 재구성, 관점의 전환

우리는 흔히 '창의성'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창의성은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던 정보나 개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고, 조합하며, 낯선 관점으로 해석하는 능력에 가깝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창의성은 단순히 사물을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을 정도다.

예를 들어, 전구는 전기와 필라멘트, 유리라는 익숙한 요소들이 연결된 결과물이다. 현대적인 유튜브 콘텐츠조차도, 예능과 브이로그, 다큐멘터리 등 과거의 포맷을 재조합한 형태에 불과하다. 또한, 스마트폰은 전화기, 카메라, 컴퓨터, 인터넷이라는 독립된 기술을 통합한 결과다. 이런 방식의 창의성은 '오리지널리티'보다 조합의 관점과 맥락의 재설계에 더 가깝다. 즉, 창의성은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엮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이며, 그 인식 방식이 바로 창의적 사고의 출발점이다.

 

2. AI와 창의성: 생성은 가능하지만 ‘창의적’일까?

ChatGPT, Midjourney, Sora 등 생성형 AI 도구들은 이제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악을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들이 만들어낸 것이 창의적인가?"

AI가 만들어낸 콘텐츠는 대부분 대량의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즉, 수많은 사람의 글, 그림, 말투, 논리를 학습한 뒤, 특정한 패턴을 따라 새롭게 재조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인간의 창의성과 유사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인간은 자신만의 경험, 감정, 철학, 직관을 바탕으로 사유하고, 의도적 맥락을 부여할 수 있다. 반면 AI는 의도 없이 패턴을 생성할 뿐이다.

인간의 창의성은 경험, 감정, 가치 판단, 문화적 맥락 등 의도성과 동기를 포함한 사고 과정에서 비롯된다. 반면 AI는 아무리 정교해도 의식, 의도, 목적 없는 패턴 조합 시스템에 지나지 않는다. 예컨대 AI는 감동적인 시를 쓸 수는 있어도, 그것이 왜 감동적인지, 누구를 향해 쓴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은 하지 못한다. 인간의 창의성은 곧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힘이며, 이 부분은 AI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이다.

결국 AI는 ‘창의적으로 보이는 것’을 만들 수는 있어도, 무엇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면적 동기와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 인간과 AI의 차이는 바로 이 ‘의미 부여 능력’에서 갈린다. 창의성은 단순한 생산이 아니라 생산의 ‘맥락’을 설계하는 능력이며, 이 부분에서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심에 있다.

 

3. 인간의 창의성은 어떻게 AI와 협업할 수 있는가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혼자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막막했던 기획자도 ChatGPT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생각이 훨씬 빠르게 확장된다. 중요한 건, AI를 ‘정답을 주는 도구’가 아니라, 질문을 유도하고 생각을 펼치게 만드는 스파크로 활용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Midjourney를 활용해 다양한 시안을 생성하고, 작가는 Claude를 통해 구성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마케터는 GPT를 활용해 A/B 테스트 문구를 빠르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작업에서 최종 판단과 핵심 메시지 설정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창의성은 AI에게 일을 ‘시키는’ 방식에서 진화한다. 우리는 단순한 명령자가 아니라, ‘창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 왜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판단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결국 창의성의 방향을 결정한다. 우리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의 거울로 활용할 수 있다. 생각이 막혔을 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는 브레인스토밍 파트너, 혹은 실험적인 아이디어의 테스트 장으로서 AI는 창의적 가능성의 폭을 넓히는 촉매제가 된다. 이때 AI는 강력한 조력자이며, 인간 사고의 확장 기계가 될 수 있다.

 

4. AI 시대의 창의성은 ‘깊이’에 있다

우리가 AI 시대에도 창의성을 갖춘 존재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표면적인 ‘속도’나 ‘생산량’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와 감정 기반의 맥락화 능력이다. AI는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인간의 감정, 맥락, 상처, 성장, 삶의 전환 같은 ‘이야기 구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진정한 창의성은 단순한 기술적 생산을 넘어선다. 우리가 한 편의 시를 감동적으로 여기는 이유는 단어의 배열 때문이 아니라, 그 시가 우리의 삶과 연결되는 방식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고,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AI는 그 질문에 빠르게 답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질문을 ‘왜’ 던졌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

앞으로의 시대에서 ‘창의적인 사람’은 더 이상 혼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존재가 아니다. 대신, AI와 협력하면서도 자신만의 내면적 통찰과 시선을 유지하는 사람, 즉 AI와 소통하면서도 자기만의 깊이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결국, 창의성이란 정답이 아닌 ‘자기만의 해석’을 세상에 던질 수 있는 용기이자, 인간다움의 가장 정교한 표현이다.